목록리뷰/영화 (8)
Travel over the world
최근들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많이 나온다. "암살", "덕혜옹주", '아가씨"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밀정" 까지. 그동안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망한다" 을 깨고 암살과 아가씨의 성공 이후로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밀정" 은 오늘 기준으로 관객 6백만을 돌파하고 아직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고, 천만 관객 동원 가능성이 보인다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보고나니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영화 였다. 물론 주연 배우들(송강호, 공유) 의 연기는 흠 잡을데 없이 자연스럽고, 영화를 살렸다. 특히 송강호는 반간계를 통해 갈등하고, 이중간첩의 내면연기도 자연스럽게 보여줐다. 그럼에도 이야기 전개가 큰 굴곡이나 반전없이 무미 건조하게 흘러갔..
그럭저럭 볼만한 재난 풍자영화. 하정우의 연기가 극을 잘 이끌었지만 재난 영화의 피해자 치고는 너무 생기가 넘친다. 오달수는 미스캐스팅 느낌이다. 코믹 연기를 주로 하던 그에게 진지함을 요하는 구조대장의 역활은 좀 안어울린듯..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보던 하정우와 오달수를 이 영화에서 또 만나게 되었다. 요새 한국영화를 보면 너무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심하다. 한국영화의 발전과는 달리 흥행 배우들의 인력풀도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상황에서 인명 구조보다는 특종에 집착하는 기레기들에 대한 풍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고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에는 뒤로 빠져있는 이미지 정치인들에 대한 풍자, 다수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구조자가 버젓이 살아 있음에도 구조를 포기하고 인근 제..
개봉 당일에 봤는데 좀 늦은 시간이었지만 너무 극장이 텅텅 비어 있어서 놀랬다. 거의 영화관을 전세내서 본 수준... (나 말고 다른 커플 하나 있어서 극장에 총 세명 있었다.) 20% 아쉽다. 수지가 참 이쁘게 나오고 연기력도 많이 향상되어 장래가 촉망되는 것에 비해, 영화 스토리는 참 밋밋하다.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내세우는데 그 소리꾼의 삶의 이야기는 잘 드러나지 않고 수지와 류승룡간의 어색한 로맨스가 정말 공감 안가는 스토리 전개를 만든다. 여기에 수지, 유승룡, 김남길(흥성 대원군) 외에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 캐릭터가 없다는 점도 이 영화를 밋밋하게 만드는 것 같다. 너무 뻔한 사제지간의 로맨스. 여기에 배우들의 판소리 실력도 많이 아쉽다. 수지도 연기는 좋았지만 판소리..
워낙 SF 를 좋아해서 개봉 당일에 찾아가서 봤다. 배경만 우주이고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수많은 스페이스 오페라 물이나 엉터리 SF 와 달리 이 영화는 저자의 상당한 과학적 고증에 바탕을 둔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원작 소설은 설정 묘사가 더욱 정교하다는데, 영화에서는 상영시간의 한계 때문인지 일부 내용들은 너무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어 결국 영화적인 픽션이 되버린 감도 없잖아 있다. 화성 유인탐사 계획인 아레스 계획에 의거, 화상에 착륙해서 탐사를 벌이던 대원들은 갑작스럽게 몰아친 모래폭풍 때문에 급히 철수를 하게 되는데, 매트(맷 데이먼)은 사고로 혼자 남겨지고 그가 죽었다고 판단한 다른 대원들은 매트를 버리고 지구로 귀환한다. 자... 이제 멧 데이먼은 화성에 혼자 남겨지게 되었는..
널리 알려진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송강호(영조) 와 유아인(사도세자) 간의 어긋난 부자관계를 심도있게 묘사하는 처절한 연기가 빛을 발해서 웰 메이드 사극 영화로 평가받을 만 하다. 여러가지 논란이 있지만 영화에서는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인 이유를 부자간의 깊어진 갈등으로 꼽고, 이를 세세하게 묘사한다. 어린시절에는 영특했던 세자에게 큰 기대를 걸지만, 자신과 성정이 다르고 문 보다는 무예와 잡학을 더 좋아하는 아들에 대한 실망감, 여기에 15세 부터 아들에게 대리청정을 시키면서 아들과 아버지 간의 감정이 틀어지는 묘사가 탁월하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모두 사료에 기초한 사실이며, 이준익 감독 스스로 "영화의 90% 는 사실이며 10% 가 허구" 라고 말할 정도로..
천만 영화다운 재미를 주는 영화였다. 가볍지 않게 우리 사회의 천민자본주의와 재벌의 폐혜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 일단 매우 재미있다. 의협심에 불타는 정의 경찰 황정민의 걸쭉한 욕설과 액션 연기를 보면 이제 다수의 흥행영화를 통해 입증한대로 물이 오를대로 오른 최 전성기를 구가하는 것 처럼 보인다. 오달수 역시 연기 잘하는데, 요새 흥행하는 한국영화에는 오달수가 등장하지 않는 영화가 없는 것 같다. 너무 자주 얼굴이 보이니 지겹다는 느낌이 슬슬 든다. 유아인의 싸이코패스 같은 재벌 3대 망나니 역활도 아주 끝내줬다.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즐겁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재벌 2세의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 등을 패러디한 현실감있는 전개의 시나리오도 아주 일품. 여기에 배..
영화 제목 "암살" 과 달리 실제로는 암살을 하지 않고, 대놓고 쏴 죽인다. 홍콩 느와르식의 1:100 총싸움, 주인공은 절대 쉽게 죽지 않고 일본군 헌병들은 수십명씩 죽어나간다. 화려한 캐스팅... 그런데 같은 감독의 전작인 "도둑들" 과 너무 캐스팅이 겹쳐서 익숙한 느낌이 심하다. 국내 영화판에서 감독이 특정 배우들만 계속 기용하는 인맥 캐스팅 패턴은 좀 지양했으면 싶다. 오달수는 늘 그렇듯 만화같은 코믹한 조역, 이정재는 배신의 아이콘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주연급들이 다들 연기 잘 해서 실감나게 영화 스토리를 하드캐리 해 나갔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너무 만화적이고 사실성이 떨어진다. 인물들이 암살에 가담하는 동기도 상당히 엉성하다. 최동훈 감독 작품이 만화적인 스토리가 많은 편인..
보러 가기 전부터 많은 이들의 호평이 이어졌는데 직접 보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스토리나 구성은 곰곰히 곱씹어 보면 상당히 엉성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신나게 2 시간동안 오감을 자극하는 액션을 즐기고자 하면 킬링 타임으로 딱 좋은 오락영화였다. 차량 추격씬과 액션신도 볼만 했지만 특히 더욱 눈여겨 보고 싶던 것은 핵전쟁 이후의 폐허가 된 세기말 세상을 상당히 실감나게 묘사한 것이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 방사능에 오염되어 고통받는 인류가 폭력조직으로 무리를 이루고 한정된 자원과 식량을 놓고 서로 싸운다는 설정은 "북두의권" 등에서 이미 차용된 바 있는데 꽤나 흥미롭다. 황량한 사막에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굶주린 사람들이 서로 뺐고 빼았는데 세상이 왔다는 이 설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