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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에 소개된 그곳 32-2-0-60, 76년 역사의 곰탕집 하동관 명동 본점 본문

국내/맛집탐방

식객에 소개된 그곳 32-2-0-60, 76년 역사의 곰탕집 하동관 명동 본점

soyoja 2014. 8. 18. 00:01

하동관은 만화 "식객" 에서 소개된 곳으로 유명하다.

식객 제 4화의 제목은 "36-2-0-60" 인데, 이 에피소드는 하동관 "곰탕" 맛의 비밀을 소재로 했다. 주된 스토리는 눈코뜰새없이 장사가 잘되는 "하동관" 의 비밀이 바로 "36-2-0-60" 에 있다며 이 숫자의 비밀을 푸는 것. 여기에서 각 숫자들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36: 어린 소를 곰탕 재료로 쓰면 풍미도 없을 뿐더러 고기가 풀어지고 나이든 소는 육질이 질기므로 36개월 된 소가 곰탕 재료로 가장 적당하다는 의미이다.

2: 끓이고 식히면서 기름기를 제거하는 과정을 2번 거쳐서 맑은 국물을 내는 것을 말한다.

0 : 인공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60 : 하동관이 같은 장소에서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장사를 해 왔음을 의미한다. 식객에서 하동관이 소개된 시기에는 이 숫자가 60 이었지만 여기가 1939년에 개업했으니 지금은 이 숫자가 "76" 이 되었다.

"식객"은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만화로 유명하다. 실제 만화에서 나오는 하동관의 모습과 2014년 8월 현재의 외관은 별반 차이가 없다.

 

유명 맛집들이 대개 그러하듯, 이곳 역시 메뉴가 단순하다. 곰탕 보통 10,000 원, 특 12,000 원, 15공 15,000 원, 20공 20,000 원 이며 수육 50,000 원. 보통과 특의 차이는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며 15공과 20공 역시 그만큼 고기가 더 푸짐하게 들어가 있음을 의미한다. 주문을 하면 "양" 을 먹는지 여부를 물어보는데 양을 먹지 않는 손님을 위한 배려인듯 하다. 일부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곰탕에 날계란을 넣어 먹거나 푸짐하게 깍두기 국물(주문하면 나온다) 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

 

 주문하면 곰탕은 즉시 나온다. 밥은 곰탕에 함께 토렴되어 나온다. 원래 맛있는 국밥집은 밥이 국물에 잘 스며들고, 국물의 적절한 온도 유지를 위해 토렴을 하는 것이 기본이나 요새는 위생상의 문제로 (밥을 재탕한다는 등) 개인적으로 음식점에서 토렴해서 나오는 국밥은 좀 꺼리는 편이다. 그러나 이곳은 워낙 유명 맛집이니 그런 것 따지지 않고 맛만 즐기기로 했다.

신기한 것이 국밥이 담긴 놋그릇은 엄청나게 뜨거운데 국물은 미지근한 정도에서 살짝 뜨거운 정도였다. 아마 그릇은 미리 덥혀놓았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따로 국물을 부어서 내오는 모양이다.

나오는 반찬이라고는 김치 깍두기가 전부. 거기에 손님 취향에 따라 넣을 수 있게 파가 제공된다. 다른 곰탕과 달리 푸짐하게 들어가 있는 쇠고기가 정말 푸짐해 보인다. 쇠고기도 양지, 내포, 양 등 여러가지 부위가 골고루 들어가 있어서 소 한마리를 한그릇의 곰탕에서 먹는 듯한 즐거움이 있다. 거기에 국물맛은 은은하게 우러나오는 맛이 일품이다. 자극적인 맛이 없는 것을 보면 이집의 자랑대로 인공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는가보다.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뼈를 고아 만든 육수에 고기를 넣어 만드는 것이 설렁탕이며, 뼈보다는 양지, 사태, 양 등 고기와 내장을 고아서 먹는 것을 곰탕이라 한다. 그래서 곰탕은 설렁탕보다 국물이 더 맑은 편이다. 최근에는 설렁탕집들마다 뼈가루나 프림, 우유를 넣는 경우가 많아 우유빛 설렁탕이 많이 보이지만 사실 고기 육수를 아무리 우러내도 음식점 설렁탕처럼 우유빛을 내는 건 불가능하다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곰탕의 국물도 맑은 고기 국물 색깔이다.

 토렴된 밥에 곰탕 국물과 고기를 얹어서 먹는 이 맛은 참으로 일품이로다... ㅋ

얇게 부드러우면서도 맛이 좋은 고기를 보면 꽤나 질 좋은 한우를 쓰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의 비결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질 좋은 재료가 70% 는 좌우한다고 본다. 여기에 뜨겁게 덥혀놓은 놋그릇, 미리 토렴을 해서 곰탕의 맛을 극대화 한 배려, 기름기를 걸러낸 맑은 국물 등 맛집으로 칭송받을만한 맛이다.

 너무 맛있어서 깨끗하게 국물과 밥까지 말끔하게 비웠다. 이곳에서는 국물과 밥도 리필이 된다고 하니 다음에 오면 리필 요청을 해야 겠다. 밥까지 말아서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서 한그릇을 비웠음에도 성인 남자 기준으로는 살짝 부족한 감이 든다.

 각종 인증서와 상장들이 벽에 붙어 있다. 이곳의 전통과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참고로 분점을 내지 않기로 유명했던 하동관은 최근에 여의에 공식적으로 분점을 냈고( 이곳은 주인장의 딸이 운영한다고 한다 ), 그 외에 분점으로 인정하지 않는 하동관 강남점( 대치동에 위치) 도 있다. 강남 하동관은 시동생이 차린 것으로, 하동관 본점에서는 원래 분점 내는 것을 반대했으나 가족이 하는 일이라서 어쩔수없이 묵인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서인지, 현재 "하동관" 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서 여전히 분쟁이 있다고 하며, 하동관에서는 공식적으로 강남 하동관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명동 본점에 있는 위의 사진과 아래 하동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라.

참고 : 하동관에서 고객님들께 알려드립니다.

하동관의 영업시간은 특이하게도 오전 07:00 부터 오후 16:30 까지이다. 그마저도 손님이 많은 날은 오후 2 - 3 시에 곰탕 국물이 떨어져서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종종있다 하니 이곳에 가려면 일찍 갈 것을 권한다. 점심시간은 피해서 오후 2 - 3시 정도가 적당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이는 당일 준비한 재료가 모두 소진되면 그날 영업을 닫는 이곳의 철학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당일에 입고된 신선한 재료만 쓴다는 의미이므로 한편으로는 매우 신뢰가 간다.

이곳은 음식값을 선불로 계산하기에 자리를 잡자마자 주문을 하면서 바로 계산을 해야 한다. 또한 물은 셀프 서비스이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나면 종업원은 재빠르게 그릇을 치운다. 이 모든 것은 이곳이 너무나 손님이 많은 곳이라서 생기게 된 규칙이다. 이런 연유로 제대로 이곳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제대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손님이 많은 점심 시간에는 합석을 강요당하는 일도 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탕의 맛이 너무나 뛰어나기에 이 모든것을 감수하게 된다.

하동관 홈페이지에 가 보면 하동관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역대 대통령들이 이곳의 단골이었으며, 대통령 당선이 된 후에는 청와대에서 곰탕을 주문해 가곤 했단다. 선불제로 운영되는 하동관에서 유일한 외상손님은 장군의 아들 김두한이었다고.

맛과 역사, 스토리를 모두 갖춘 곳으로 이 글을 쓰면서도 또다시 이 곳의 곰탕맛이 생각난다.

하동관 홈페이지

찾아가는 방법

출처 : 하동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