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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맛집탐방

대한민국 최초로 짜장면을 판매한 중국집, 공화춘(共和春)

soyoja 2014. 8. 10. 23:33

공화춘(共和春)은 대한민국 최초의 짜장면 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인천항 개항 이후 청나라와 무역이 성행하면서 이곳에 중국인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중국 음식들도 소개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짜장면" 을 메뉴로 올려놓고 팔았던 최초의 음식점이라 한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짜장면은 공화춘이 만들어낸 음식은 아니다. 짜장면의 유래는 중국에서 춘장에 면을 비벼먹는 작장면(炸醬麵) 이 한국화되어 1900 년대 초반 선린동 일대 화교촌의 요릿집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요리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짜장면의 발음상의 유래는 작장면의 한어병음 발음이 Zha Jiang Mian(짜장미엔) 으로 현재의 짜장면과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00 년대 부터 인천 차이나 타운에서 영업하고 있는 공화춘은 그 당시의 공화춘이 아니다. 옛 공화춘은 1984년 문을 닫았고 오늘날 공화춘은 이름만 따서 옛 공화춘이 있던 건물 근처에 자리를 잡은 완전히 별개의 음식점이다. - 출처 : 엔하위키"

차이나타운 초입에 자리잡은 공화춘 건물 (출처: 구글이미지)

이곳에 갈때까지만 해도 이곳이 원조 공화춘 바로 그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한 음식점이 100 년이나 지속된다는 것은 힘든 일인듯... 어쨌든 인천 차이나타운 관광 물결을 타고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이곳은 크게 성업중이었다.

"공화춘" 이란 이름의 힘인지,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조금 늦게 간지라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3시 경이었음에도 30분 정도를 기다려서야 입장할 수가 있었다. 공화춘은 4층 건물로 테이블 숫자도 상당히 많은 것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나게 장사가 잘 되는 것이다.

 

 

메뉴에는 10만원짜리 코스 요리도 있지만 주말에는 주로 관광객이나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이 많아서 북적거리기에 연회에 적합한 곳은 아닐 듯 하다. 중국집의 대표적인 베스트 셀러 자장면을 보면 3가지 자장면이 준비되어 있다.

공화춘 자장면 (10,000 원) : 돼지고기를 넣지 않고 해산물을 많이 넣어서 만든, 간짜장 스타일의 자장면이다.

유니 자장면(7,000 원) : 고기를 갈아서 춘장과 함께 소스를 한번 볶아서 내 놓는 스타일의 자장면이다.

자장면(6,000원) : 돼지고기를 사용한 일반적인 자장면이다.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제 아무리 유명세를 탔다고 해도 자장면 한그릇에 10,000 원이라니 조금 거부감이 든다.

메뉴판에는 공화춘의 유래에 대해 설명되어 있었다. 1905년 최초의 자장면 집이 이곳 인천항에 들어섰고 이 후 100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는...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원조 공화춘은 1984년 이미 문을 닫았고 현재의 공화춘은 지금의 주인이 간판만 새로 달고 영업하는 곳으로 원조 공화춘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요새 같으면 상표권 소송이라도 났을 법 한데, 공화춘이 문을 닫은 이후 십여년간 그 맹맥이 끊어진 상태라서 원조 논쟁도 흐지부지 되어 버린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지금의 공화춘 주인이 상표권을 사들인 것인지... 현재는 원조 공화춘의 사장 딸이 근처에 "신승반점" 이라는 중국집을 오픈해서 운영중이다. 사람들 말에 의하면 신승반점 짜장면 맛도 무척 좋다고 하는데, 다음에는 그곳에 가봐야겟다.

 

짜장면을 시키면 많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나온다. 직원들도 꽤 친절한 편이고 손님이 많은 것을 고려해서 입구에서 부터 안내해주는 직원 숫자도 상당히 많앗다.

이것이 일반 짜장면. 맛있기는 하지만 시중의 중국집에서 흔히 파는 짜장면과 비교해서 크게 우월한 맛은 아니다. 이곳 공화춘은 맛으로 유명하다기 보다는 차이나타운 안에 위치해 있다는 것, 그리고 "공화춘" 이라는 브랜드 덕분에 먹고 사는 듯 하다.

 

간짜장 스타일로 나오는 "공화춘 짜장면". 돼지고기를 넣지 않은 대신에 해산물 - 통새우, 오징어, 전복 등 - 과 유부튀김 덩어리가 들어가 있었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서 짜장 건더기를 먹는 즐거움은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10,000 원이란 가격은 심히 부담스럽다. 거기에 맛도 특별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짜장면에 통 새우가 들어 있어서 짜장 건더기를 씹는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벽에는 공화춘의 유래가 적혀 있었다. "라면 요리왕" 이란 일본만화에서는 '음식점에서 손님들은 "맛" 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정보" 를 먹는다'는 말을 한다. 대부분의 손님들의 미각은 세심한 맛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출하게 맛있지 않고 그냥 저냥 비슷한 맛일 경우에 맛 보다는 그곳이 소문난 맛집이라는 "정보", 그 맛집이 전통이 있고 유명인이 많이 찾는다는 "정보" 등으로 가게를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곳 공화춘 짜장면의 맛은 평균보다 약간 나은 수준정도였다. 조미료가 잔뜩 들어가는데다  저렴한 음식인 짜장면의 특성상, 맛이 뛰어나게 차이나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이곳의 짜장면도 뛰어난 맛으로 유명해졌다기 보다는, "공화춘" 이란 이름에서 오는 역사와 "정보" 를 맛보고자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하지만 차이나타운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니 차이나타운을 오게 된다면 한번쯤 먹어볼만 한 곳임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