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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쿠바

쿠바여행기9 - 모후 캐슬(Morro Castle), 하바나의 관문

soyoja 2014. 9. 11. 02:01

모후 캐슬은 하바나 항의 관문 역활을 하는 요새이다. 말레콘에서 바다 경치를 감상할 때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던 웅장한 모후 캐슬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사실 이 곳은 바다로 가로막혀 있어 도보로는 갈수가 없고, 택시 등의 차를 타고 해저 터널을 타고 가거나 아니면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한다.

매일 저녁 8시 부터는 이곳에서 포격 행사를 재연한다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포격행사 보는 것은 포기했다. 하바나 시내 추천여행 코스 중 하나가 바로 모후 캐슬에서의 포격 행사였는데, 다음 편에서 쓸 "트로피카나" 쇼를 보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포격을 볼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못내 아쉽다. 나는 혼자서 이곳에 개인여행으로 왔기에 갈때 올때 모두 택시를 이용했는데 말레콘에서 택시비가 편도로 5 쿡 정도 나왔다. 쿠바 시내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설 택시가 많다. 택시 마크가 없는 일반 승용차에 관광객을 태우고 다니는 이들인데, 호텔 등에 내려달라고 하면 호텔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려주곤 한다. 다른 택시와 달리 영수증 따위도 당연히 없고... 경제사저이 어려운 쿠바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 하다.

모후 캐슬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웅장한 규모의 대포였다. 이곳은 지리적인 위치 상 하바나 항구의 관문이자 방어 요새 역활을 하는 교통의 요지로 군사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매우 높았다.

모후 캐슬 성벽의 모습

들어가는 입구에는 중세 시대의 정복을 입은 요원이 지키고 서 있다. 저 사람의 역활은 입장권을 체크하는 것

이곳 성채의 정식 명칭은 산 카를로스 데 라 카바냐 요새(Fortaleza San Carlos de La Cananã) 로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산 카를로스의 대포" 정도가 되겠다. 이곳은 도시의 대문(Las Puertas de la Ciudad) 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산 카를로스 데 카바냐에서의 포격 재현 행사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성채 외곽을 구성하는 모후 캐슬(Morro Castle) 성벽을 둘러보기로 했다. 도보로 5분 정도 바깥쪽으로 걷다보면 모후 캐슬 성벽쪽으로 나가는 오솔길을 따라 성벽에 가볼 수 있다.

걸어서 고풍스럽게 생긴 이런 작은 관문을 통과하면 하바나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는 모후 캐슬에 도달한다.

저 너머 하바나 시내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하바나 시내를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 하바나 시내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에 최적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곳에 위치한 등대까지 올라가 볼 수도 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등대에 올라가보는 것도 포기했다. 등대/성채 방문은 가이드 여부 등에 따라 다르지만 9 쿡을 내면 가이드를 대동한채로 등대에 가볼 수 있고, 모후 캐슬 내부 입장은 6 쿡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치가 무척 좋을 것 같은데 등대에 올라가보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쉽다.

모후 캐슬에서 바라본 하바나 시내의 모습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 곳에서 하바나 시내를 바라보고 있자니 왜 이곳이 지리적 요충지로서 성채가 건설되고 요새로 자리잡았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 만으로도 여기에 와 본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는 생각이든다. 다른 인터넷 리뷰를 살펴봐도 대체로 비슷한 반응들이다. 하바나 시내의 멋진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호평이 많다.

사진의 오른쪽 아래를 보면 낚시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말레콘에서도 그랬지만, 하바나 앞바다에서 고기가 꽤 잡히는 모양인지, 아니면 부족한 물자 때문에 고기라도 잡겠다는 심신인지, 바닷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움직이지도 않고 사용되지 않고 있는 거대한 대포들은 이제는 사진의 배경으로 쓰이고 있다. 관광객들은 대포나 하바나 시내를 배경으로 다들 사진을 하나씩 찍는다. 하바나 시내의 다른 관광지와 마찬가지로, 이 곳 역시 관리가 상당히부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흔한 안내요원이나 안내 팻말 하나 찾아볼 수 없었고, 오래된 대포들은 녹이 슨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녹이 슨 대포의 모습이 그 나름대로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지만....

 

어느덧 석양이 깔리길래 NX300 의 "석양" 모드로 세팅을 해 놓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조금 과하게 색이 표현된 감은 있지만 구름낀 하늘과 더불어 석양 느낌이 나는 괜찮은 사진이 나왔다.

쿠바 여행을 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무너진 사회주의 국가의 폐해였다. 쿠바의 국민소득으로 따지면 5천달러(추정치) 이상으로 중남미 국가들 중에서는 그나마 제법 사는 편이었지만 인근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인프라가 극히 열악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 이곳 모후 캐슬과 산 카를로스 데 카바냐 요새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때 스페인 제국의 카리브 식민지 경영의 중심지로서 운영되었던 하바나 항구의 과거의 영광스러웟던 모습을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던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