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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 루치아 본문
작년에 관람했던 “알레그리아” 가 많이 실망스러웠기에 이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금요일 당일에 즉흥적으로 예매를 하고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1년에 한번 볼까말까 한 공연이라 이번에 못보면 이걸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데, 결과적으로 "루치아" 는 관람하기를 무척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습니다.
좌석은 SR석으로 비교적 앞쪽열 가장 오른쪽 끝이었는데, 바로 우측에 기둥이 있어서 살짝 시야를 가리는 자리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른쪽 끝 자리라서 옆사람과 부대낄 일이 적어서 쾌적하기도 했고, 그리고 공연에 집중해서 보다보니 시야를 가리는 기둥은 별로 신경도 안쓰게 되서 큰 불편함이 없이 공연을 봤습니다. 이런 공연은 가능한 가장 무대와 가까운 앞쪽에서 보는 것이 역시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루치아(Luzia)는 멕시코의 자연과 문화를 테마로 해서 구성된 서커스였습니다. 기존의 태양의 서커스와는 달리 “물” 을 활용해서 멕시코의 폭포, 세노테(Xenote) 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형상화 한 것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네타기, 아크로바틱, 저글링 등은 여러차례 봤던 것이라서 감흥이 덜하긴 합니다. 사실 서커스의 기예로만 놓고보면 10여년 전에 중국 상해에서 봤던 생명경시 수준의 중국 서커스의 충격을 뛰어넘는 공연을 아직까지 보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번 공연에서 정말 감명깊었던 것은 물을 활용한 대단한 연출이었습니다. 특히 1부 막바지에 쏟아지는 폭포의 벽면 "워터 커튼(Water Curtain)" 에 낙하하는 물살의 차이를 통해 물고기, 꽃, 다양한 문양을 묘사한 쇼는 최고였습니다. 지금까지 보질 못한 광경이라서 입을 딱 벌어진 상태로 몰입해서 즐겼습니다.
여러모로 무척 만족스러운 공연이었고, 작년의 아쉬웠던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 공연의 기억을 지워내는 멋진 연말 마무리 였습니다. 무대효과, 라이브로 연주된 연주, 관악기와 타악기 연주의 조화, 그리고 예전에 멕시코 여행을 다녔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멕시코의 문화를 표현한 장면들은 새삼 옛 추억에 잠기게 했던 훌륭한 한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관람료가 비싸서 망설여지겠지만, 금전적 여유가 되시는 분들이라면 돈 값을 하는 공연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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