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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기11 - 바라데로(Varadero) 본문

중남미/쿠바

쿠바여행기11 - 바라데로(Varadero)

soyoja 2014. 10. 11. 17:33

쿠바 여행은 일주일 동안이었는데, 일주일 내내 하바나에만 있자니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바나가 매력적인 도시라고는 해도 여행 인프라가 많이 낙후된 곳이고 그렇게 큰 도시도 아니기에 시내 중심부에 주로 몰려있는 볼만한 관광 포인트 위주로 빡세게 돌아다니면 3-4 일이면 도시 내의 주요 명소들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그래서 쿠바를 3일 이상 길게 여행한다면 하바나 외에 다른 도시들도 가보기 마련인데, 원래는 체 게바라의 기념관이 있다는 산타크루즈를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패키지 여행을 신청한 현지 여행사에서 뒤늦게 모객 인원이 모자라 해당 여행은 갈 수 없다고 연락을 해 왔다. 그래서 할수없이 올 인클루스브 패키지 투어인 바라데로로 가기로 했다.

바라데로 2박 3일 패키지 비용은 200 달러 정도였다. 역시 쿠바 여행은 물가가 싼 것이 하나의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들렀던 칸쿤의 올 인클루시브 패키지와 비교해 보면 그 수준은 상당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바나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동쪽으로 가면, 쿠바의 대표적인 해변 휴양지 바라데로(Varadero) 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의 2박 3일이 무척 불만이었던 이유는 내가 혼자 여행을 했기 때문이리라. 혼자 배낭여행을 하면서 리조트 휴양지를 찾는 것은 역시나 에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휴양지에서 혼자 놀러 가서 푹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책이나 느긋하게 보내는 여행도 매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역시 남자 혼자의 배낭여행이라면 리조트에서의 휴식 보다는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경험해 보는 모험이 섞인 여행이 제격일 터.

바라데로의 솔 사이렌(Sol Sirens) 이란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에 묵었다. 1박당 120 달러 정도 하는 것 같다. 여행사를 통해 현지에서 예약을 해서 실 숙박비가 1박당 얼마 하는지는 정확하게 알 길이 없다.

 객실 수준은 상당히 허접했는데, 왠만한 3성급 호텔만도 못한 것 같았다. 그래도 신기하게 TV 는 Goldstar 이다. 쿠바는 밀수로 대부분의 전자제품들이 들어온다니, 아마 이 제품도 정식 루트로 수입된 것은 아닐 것이다.

 리조트는 꽤나 넓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하고 식당의 선택권도 적어서 대부분의 식사는 부페에서 떼우고, 객실에서 책을 읽으면서 쉬면서 보냈다.

 부페 식당의 모습. 쿠바에서 1주일간 머무르면서 계속 느낀 것은, 이곳은 신선한 야채와 과일 구경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 하바나 시내의 5성급 호텔에서도 조식에서 야채와 과일은 거의 제공되지 않았다.

 주말에는 바베큐를 구워 주는데 이것도 금방 동이 났다.

일과시간 중에는 리조트 내에서 딱히 즐길만한 거리가 없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리조트와 맞닿은 바닷가에 나가서 카리브의 바다를 즐기는 것 정도. 바라데로가 휴양지로 많은 리조트가 건설된 이유로는 이곳에 아름다운 해변과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쿠바가 미국과 단교하기 전에는 이곳이 많은 미국인들의 휴양지로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인프라는 열악해도 녹색의 카리브 바다는 꽤나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곳의 카리브 해 바다는 날씨가 좋아서 일광욕을 즐기기 좋고 물이 깨끗했지만 동남아나 남태평양의 바다처럼 물고기가 많은 바다는 아니었다. 식량이 부족한 쿠바 사정상 연해에 사는 물고기들은 모조리 씨가 마른 게 아닌가 싶었다.

밤에는 리조트 내에 위치한 극장에서 간단하게 마술쇼와 서커스 등의 공연을 하기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공연 수준이 참으로 떨어진다. 아마 리조트에 고용된 사람들인텐데 경쟁이 없는 공산주의 국가의 리조트 내 유흥업 종사자들이다 보니 이들은 그야말로 공무원같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리조트 내의 식사나 숙소의 수준, 부대 시설들도 올 인클루시브라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레벨이었다. 쿠바라는 가난한 나라에서 기대치를 높게 가져가면 안될 거란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하바나 시내의 특급호텔에 맞먹는 숙박비용을 지불하면서 묵는 리조트임에도 시설이 무척 허접하다. 유일하게 부페식이 제공되는 식당 음식은 어지간한 호텔의 조식보다 썩 나을 게 없다.

쿠바에 여행오는 이들에게 권하자면, 쿠바는 절대 휴양하러 오는 나라가 아니다. 인당 GDP 6,500 달러로 못사는 축은 아니지만 국가 인프라가 너무나 부족하여 편안하게 리조트에서 쉬는 것을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공산주의 국가로 기본적으로 서비스 정신이 많이 부족하며, 바다는 예쁘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자면 인근 카리브바다에 수 많은 휴양지들이 있다. (바하마, 칸쿤, 아루바 등등...)

그런 의미에서 바라데로에서 쿠바식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를 즐기려 했던 생각은 엄청난 오산이었고 황금같은 시간을 투자해서 쿠바까지 왔는데 바라데로라는 허접한 휴양지에서 2박 3일이란 귀한 시간을 헛되이 써버린 셈이 되었다. 다음번에 쿠바에 여행오는 분들은 필자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