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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기10 - 트로피카나 쇼 본문

중남미/쿠바

쿠바여행기10 - 트로피카나 쇼

soyoja 2014. 9. 17. 01:59

하바나에서 밤에 즐길 거리 중 하나로 "트로피카나 쇼 (Tropicana Show)" 란 것이 있다.

트로피카나는 하바나의 유명한 카바레인데 가장 오래되었으면서 또 가장 유명한 곳이라 한다. 인터넷으로 이곳에 대한 정보를 얻고 호기심이 동해서 하바나 시내의 여행센터에 들렀다. 하바나 시내에는 이런 여행 센터가 곳곳에 있는데 내가 찾아간 곳은 카피톨리오 바로 옆의 잉글라테라 호텔(Hotel inglaterra) 의 로비에 위치한 작은 여행사였다. 이곳은 하바나에 있는 동안 계속 묵었던 사라토가 호텔에서 5분거리였다.

이곳 여행사에서 트로피카나 쇼 티켓 패키지를 구매했다. 가격은 식사 포함하여 100 달러(쿡) 정도 였다. 공연은 매일 밤 21시 30분 경에 쇼가 시작되고, 카바레와 함께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쇼를 보면 된단다.

저녁 8시 경에 시간에 맞춰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공연장까지 한참 달렸다. 위치가 하바나 시 중심에서 좀 떨어져 있었는데 카피톨리오에서는 대략 20 분정도 택시로 이동한 것 같다.

트로피카나 카바레 입구

공연장 바로 옆에는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었고 이곳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공연전에 여기서 저녁을 먹고, 공연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인 듯 하다. 가격은 20 ~ 30 쿡 정도로 쿠바 물가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싸다. 식사 중에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와서 직접 연주도 해 주는 등 상당한 럭셔리를 자랑한다.

이날 시킨 야채 샐러드와 해산물 요리.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맛은 그냥 그랬다.

트로피카나 쇼 공연장 입구에는 이런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캠코더로 동영상을 촬영시 15 쿡, 카메라로 사진 촬영시 5 쿡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것. 요새는 카메라로 동영상도 다 찍을 수 있는걸.. 하는 생각을 하면서 5 쿡을 내고 카메라를 반입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의 모습. "2013 1939" 란 네온샤인은 이 공연이 1939년 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느덧 역사가 75년째이다. 그러고보니 이곳을 방문했던 해가 2013년으로 벌써 1년 전의 일이다.

이 아줌마는 사회를 보고, 노래도 부르고 했다.

화려한 공연은 군무로 이루어진 춤, 그리고 중간 중간마다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쿠바 전통 공연같은 건 아니고, 카리브 해의 흥겨운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퓨전 식의 공연이었다.

관객들은 전부 서양인 관람객들이었고 동양인 조차 보이지 않았다. 기본 서비스로 제공되는 하나바 럼주와 음료등을 마시면서 다들 공연을 관람한다. 이 와중에 혼자와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나 뿐이었다. 나 혼자서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서 앞자리에서 공연을 보는데 조금 쑥쓰럽기도 하다. 티켓을 비싼 것으로 끊은 덕에 자리도 무대에서 불과 1미터 떨어진 가장 앞자리로 그야말로 배우들의 땀이 보이는 그런 위치였다.

중간에 2인조 소녀의 써커스 공연도 잠시 등장한다.

트로피카나 쇼를 구경한 소감은... 참 어이없게도 혼자서 하는 여행 중에 이런 쇼를 가서 그런지 감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런 축제에서는 함께 즐기지 못한다는 혼자 하는 여행의 단점이랄까. 공연 내용 자체도 화려하기는 해도 눈에 확 들어올 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냥 쿠바까지 왔으니 한번 볼만한 수준...? 만약 하바나가 아닌 국내에서 이런 공연을 보았다면 돈(10만원) 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을 듯. 트로피카나 쇼가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지만 전통적인 공연 플롯에서 크게 변화를 수용하지 않고 여전히 올드한 구성으로 진행된다는 느낌도 좀 들었다. 여기가 쿠바이니 만큼 그런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고... ㅎ

전체 공연은 9시 반부터 시작해서 자정까지 이어졌고... 자정 이후에는 라이브 공연은 끝나고 뒷풀이 식으로 화면에서 쿠바와 카리브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이곳은 하바나에서도 조금 외진 곳이라 택시 말고는 귀가할 수단이 없었고, 택시 잡기가 힘들 것 같아서 호텔에서 이곳으로 오는 택시를 잡아 타면서 돌아가는 편도 자정에 픽업을 오기로 미리 약속을 해 두었다. 그래서 공연을 끝까지 다 보지는 못하고 자정에 자리를 뜨게 되었는데 비싼 돈 내고 이왕 보는 공연을 끝까지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웟다.

공연을 보면서 테이블 위에 하바나 럼주 한병과 쿠바산 시가 하나를 올려뒀다. 쿠바에 가면 꼭 맛보고 경험해 보아야 하는 하바나 럼주(Havana Club), 쿠바산 시가

럼주는 우리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쿠바에서 먹는 맛은 기분 탓인지 뭔가 달랐다. 매우 독하기에 콜라를 타서 먹곤 했다.

그리고 쿠바산 시가... 2-3 달러면 질 좋은 시가를 한개비 살 수 있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도 호기심에 하나 정도 피우기 마련이다. 시가를 피울 때는 담배 연기를 들이 마시지 말고 입에서 연기를 머금고 풍미를 즐기다가 내 뿜어야 한단다. (그래서 일반 담배는 폐암 위험이 높은 반면, 시가는 구강암 위험이 높다고...)

시가는 생각보다 독한 편이기에 겉 담배로 즐기면 된다.

트로피카나 쇼를 구경하면서 시가를 피우는 것을 흉내내 보고, 하바나 럼주를 마시면서 내가 말로만 듣던 쿠바에 드디어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