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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의 명곡에만 의지한 아쉬운 뮤지컬, "보디가드" 리뷰 본문

리뷰/공연

휘트니의 명곡에만 의지한 아쉬운 뮤지컬, "보디가드" 리뷰

soyoja 2017. 1. 12. 03:20

한 줄 요약

스토리 똥망. 여주인공의 연기와 노래에 올인된 작품답게 정선아의 노래 밖에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다.

이날의 캐스팅 - 레이첼 마론 : 정선아 / 프랭크 파머 : 박성웅

보디가드에는 여주 3명, 남주 2명이 캐스팅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 출연자들이 등장하는 날을 골랐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국내 뮤지컬은 너무 비싸다...

국내 최고의 티켓파워, 정선아출연이라 그런지 이날 빈자리는 하나도 없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보고나니 이래저래 실망감이 많이 들었다.

1.  스토리

스토리는 기대할 게 전혀 없다. 암살 위험에 처한 여가수와 그녀를 보호하는 보디가드의 사랑이야기. –끝-

반전도 없고 플롯도 없고 감흥도 없다. 스토리는 포기하고 음악에 올인한 작품이다. (스포주의) 정마론와 보디가드가 하룻밤을 보내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있는데, 냉정하고 프로페셔널한 보디가드의 캐릭터에 안 맞는 전개라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이 뮤지컬은 순전히 휘트니의 명곡들을 감상하기 위한 작품임. 휘트니 휴스턴 콘서트에 온 것 같다는 감상평 그대로였다.

2.  넘버

익숙한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들은 괜찮았다. 가장 기대한 넘버인 “Greatest Love of All” 을 너무 편곡해서 짧게 불러 많이 아쉽다. 일부러 정선아가 출연하는 걸 보러간 건데 컨디션이 별루였는지 높은 음역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노래에 감정이 실리는 느낌이 없었다. 1막 끝나고 “더빙한 거 같다” “녹음한 거 같다” 는 관객들의 수군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거의 모든 넘버를 여주인공 혼자 소화해야 하니 이날처럼 여주인공 컨디션이 나쁠 때는 극 전체가 답이 없었다.

3.  배우들의 연기

정선아와 박성웅의 연기는 훌륭하다. 보디가드 박성웅은 남자주인공임에도 부르는 넘버가 딱 하나, 그것도 연출상 허접하게 부르는 넘버라 아쉽. 배역 자체가 보디가드는 그냥 병품이다.

정트니는 설정상 아들이 있는 애 엄마 (미혼모로 추정)인데 미혼 여배우에게 10 살 아이의 엄마 연기는 무리수 였다. 아들이 스토리상 중요한 역할도 아닌데 각본수정을 해서 아들은 편집하는게 나았을 듯. (그러고 보니 캐스팅 된 여주 세명 모두 미혼…)

정트니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차례 화려한 의상을 갈아입고 나와서 안무와 노래를 선보이는데, 정선아의 멋진 몸매에 새삼 감탄을 함. 자기관리가 돋보이는 정선아의 바디라인은 볼만하다.

아역 연기는 너무 오바스럽고 기타 조연급들도 어설픈 유머 연기로 작품 퀄리티를 스스로 깎아먹은 느낌이다. 나도 느꼈지만 여러 후기 들에서 “대학로 뮤지컬 같다” 는 평이 많다.

4.  무대장치, 의상, 음향, 조명 등

화려한 무대와 조명은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한다. 앞서 말했듯 이날 정트니 컨디션이 별루였는지 노래에 감정이 실리지 않았고 관객들의 박수도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정트니 의상은 노출도가 상당한데 그게 하나의 볼거리다. 박성웅은 수트가 상당히 잘 어울리고 보디가드답게 생각보다 가오가 있다.

커튼콜의 장면. 레이첼 마론의 화려한 의상은 이 뮤지컬의 볼거리 중 하나.

 

결론 : 주크박스 뮤지컬 답게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15곡이나 들을 수 있는 것은 좋았으나, 음악과 주연 배우들의 티켓파워에만 기댄 작품으로, 휘트니 휴스톤의 노래를 열창한 레이첼 마론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