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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과학적 고증을 바탕으로 만든 화성 1인 생존탈출기 본문

리뷰/영화

마션- 과학적 고증을 바탕으로 만든 화성 1인 생존탈출기

soyoja 2015. 10. 12. 03:47

워낙 SF 를 좋아해서 개봉 당일에 찾아가서 봤다. 

배경만 우주이고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수많은 스페이스 오페라 물이나 엉터리 SF 와 달리 이 영화는 저자의 상당한 과학적 고증에 바탕을 둔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원작 소설은 설정 묘사가 더욱 정교하다는데, 영화에서는 상영시간의 한계 때문인지 일부 내용들은 너무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어 결국 영화적인 픽션이 되버린 감도 없잖아 있다. 

화성 유인탐사 계획인 아레스 계획에 의거, 화상에 착륙해서 탐사를 벌이던 대원들은 갑작스럽게 몰아친 모래폭풍 때문에 급히 철수를 하게 되는데, 매트(맷 데이먼)은 사고로 혼자 남겨지고 그가 죽었다고 판단한 다른 대원들은 매트를 버리고 지구로 귀환한다. 자... 이제 멧 데이먼은 화성에 혼자 남겨지게 되었는데, 다행히 탐사 기지와 탐사용 차량, 동료들이 남겨놓은 200 일 분의 식량은 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구조대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400 일... 이제 영화에서는 매트가 혼자서 어떻게 400 일을 생존하고 구조되는지를 보여준다. 

1. 식량을 자급자족한다. - 이 영화 보면 감자 먹고 싶어진다. 매트는 화성의 흙과 인분을 이용해서 감자를 재배한다. 감자가 선택된 이유는 감자가 열매를 맺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서인 것 같다. 여기에 매트가 식물학자는 설정을 추가했고, 결국 화성에서 감자재배가 성공하는데 시행착오도 없이 너무 쉽게 감자 재배에 성공해서 좀 허무하기는 하다. 물론 갑작스럽게 밀어닥친 폭풍에 키우던 감자는 싸그리 멸종하면서 또다른 위기가 찾아오지만...

2. 지구와 통신을 시도한다. - 아레스 탐사대가 철수하면서 남겨놓은 장비 중 통신장비는 없었다. 그래서 화성에 남겨진 매트가 지구와 통신을 하는 것이 중요한 생존의 열쇠였는데, 기상천외하게도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를 회수해서 이 통신 모듈로 지구와 통신을 한다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 부분은 공돌이, SF 덕후들의 취향에 딱 맞는 부분

3. 탐사차량 로버를 개조해서 기지를 떠나 이동하면서도 생존할수 있었다. - 화성에는 다음 탐사대를 위한 탈출선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는 설정 아래, 자신을 구조하러 오는 모선과 도킹하기 위해 이동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원작 소설에서는 화성의 험준한 지형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지에 대해 상세한 묘사가 나오는데 비해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너무 수월하게 묘사됐다. 

상당히 재미있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를 일부에서는 "코메디" 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멧 데이먼의 유머넘치는 활달한 연기가 영화 분위기를 어둡지 않게 만들어 준다.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화성에 홀로 남겨지게 되면 정신적으로 고독을 못견디고 멘탈이 붕괴되서 미치거나 죽는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영화상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멧 데이먼의 고뇌와 외로움에 대한 묘사가 더 많이 나왔어야 싶은데, 멧이 타고난 낙천주의자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설정을 넣어서 이 부분은 얼렁뚱땅 처리해 버린다. 아무래도 감독은 1인 사회의 묘사 보다는 화성생존/탈출기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한 것 같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헐리우스의 전형적인 "미국만세" 식의 스토리가 막바지에 보이는 점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성조기를 흔들면서 맷 데이먼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부분은 아직도 "미국 최고"라는 프로파간다를 벗어나지 못한 헐리우드 영화의 모습이 보였다. 미국을 돕는 조력자로 "컨택트"에서는 일본이 등장한 것에 비해, 여기에서는 중국이 등장하면서 미국의 차기 경쟁자인 중국의 위상이 간접적으로 보인다. (비슷한 우주생존 영화로 꼽히는 그래비티에서도 중국 우주 정거장이 등장한다.)

그 밖에 영화 후반부에는 엉성한 설정 구멍들이 좀 보이는데, 중국이 미국을 돕는 이유가 매우 억지스럽고, 보급품을 싣은 보급 우주선이 제대로 안전점검도 하지 않아서 폭파하는 부분 등은 엉성한 옥의 티다. 여기에 OST 나 배경음악이 영화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너무 발랄했다는 것도 연출상의 문제로 꼽고 싶다. 멧 데이먼의 탈출하려는 우주선을 마개조하는 장면에서 아바의 "워털루" 가 나오는데정말 안 어울리더라... 

이런 단점들이 보이지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오락 SF 영화로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다.  소재도 재미있고, 주인공이 생존/탈출 하는 과정도 원저자의 과학적 지식과 탄탄한 설정을 바탕으로 그럴듯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나니 이제 원작 소설을 읽고 싶다. 소설을 일고난 후에 영화를 보면 재미가 몇배라는데.. 기대 된다.